섀넌 두나 누나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책은 나에게 많이 와닿지는 않았지만,
책에 나온 이야기 중에
입양아로 미국으로 보내졌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각종 활동을 했던
섀년 두나 하이트 누나의 이야기는 나를 끌었다.
그래, 어떻게 보면, 책의 내용 중에 어떤 것이 나를 끌긴 끈 것 같다.
나는 지금 나의 개인적인 감정의 충족을 원하고만 있는데,
그런거 말고, 나 개인을 버리고, 개인이 아닌 어떤 가치나 활동에 몸을 던지면,
그것으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말에는,
어느 정도 동경은 가져지는 것도 같다.
이태석 신부처럼?
아직 내가 그렇게 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간 섀넌 두나 하이트 누나의 얘기는 나를 끌었다.
입양'산업'에 대한 부조리의 지적, 미혼모들 도와주기 등.
이 누나가 궁금해지고, 이 누나의 활동이 궁금해졌다.
다큐멘터리 앞 부분만 조금 봤는데,
본인 삶에 의하여 어떤 울분에 차 있는 모습이기는 한 것 같지만,
여하튼 매력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같이 뭔가 할 수 있으면,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찾아보니 한 2017년 정도부터는 전혀 발자취가 없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좀 궁금하다. 뭘 하고 살고 있을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그들을 도우면서 살면, 나도 내 살아있음이 더 의미있게 느껴질까?
인간적인 따뜻함이 오고 가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내가 과연 무슨 봉사라도 할 수 있기는 있을까?
그럴 자격은 있는 걸까? 능력은?
그냥, 당장 내 주변의 여러 가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부터 도와주는 게 먼저일까?
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보니,
내 직업은 특성이 약간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는데,
항상 나에게 뭔가 바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나를 인간 하나로만 여겨주는 상황이 아니라,
항상 내가 뭘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
모든 직업이 그러할까?
또한 느껴왔던 바는, 사람은 해 주면 해줄수록,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더 원하고 더 요구하고,
안 해주면 나를 몰아세운다.
어떤 한 사람은 특별히 심하게 그랬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잘못한건지, 그 사람이 잘못한건지.
약 2년간 거의 안 보고 살았는데,
내가 뭔가를 또 해 주는 순간, 해줄 것 같다는 뉘앙스를 비치는 순간,
또 예전처럼 나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을까봐,
그게 두려워서 뭔가 해 주기도 싫고 만나기도 싫고 말 섞기도 두렵다.
그냥, 빨리 내 곁을 떠났으면 좋겠어.
하여간, 내 도움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있지만,
그냥 내가 주기 싫은 건지,
뭐 잘 모르겠다.
어쨌건간 섀넌 누나는 잘 살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살고 있는지가 조금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