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여친
고막여친이 있다. 이건 있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안다은.
몇 년 전에 (여자친구랑은 거리가 멀었던) 어떤 여성친구 집에 놀러가서 놀다가 컴퓨터에서
어쿠스틱 콜라보의 노래가 흘러나왔더랬다. 무슨 노래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거 누구냐고, 내 스타일이라고, 그래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이후로 꾸준히 들어왔다. 생긴 것도 이름도 모르고 (그룹 이름만 알고) 그냥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얼굴도 절세 미인이더군. 하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뭐 나쁠 것도 없지만.
OST같은거 하면서 요즘은 꽤 유명해진 것 같다.
왜인지 몰라도 그룹?의 이름도 디 에이드 라는 것으로 바꿨다.
뭐 어찌되었든 이름은 별 상관없다.
사실 가창력 자체는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 공연하는 장면 말고, 그냥 노래파일로 듣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복면가왕에도 나왔던 것 같은데, 뭐 딱히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 같지는 않다.
다행이지 뭐.
좋은 것은, 지금껏 쌓인 노래가 꽤나 많다는 것이다.
그냥 요즘은 계속 안다은 노래들만 주로 틀어놓고 일을 하고 있다.
안다은 목소리에는, 내 마음에 닿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예전 여자친구 생각도 나고.
여자친구 감성이랄까?
가끔은 상상도 한다, 얘가 진짜 내 여자친구거나, 여자친구였다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상상.
하지만 그냥 잠깐이지, 그렇게 될 일도 없을 뿐더러,
뭐랄까 실제 내가 원하는 애인의 모습은 사실 아닐 꺼라고도 생각한다.
애절하고 순수한 여자는, 나랑은 안 맞는 것 같다.
세상 험한 일 많이 겪어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럴 수도 있지 할 수 있는 사람,
상대나 내가 덕지 덕지 때가 묻더라도, 으이그 한 번 하고 받아주고 함께 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모습과 안다은 노래에서 느껴지는 청순한(?) 느낌과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리고 또, 나같은 또라이도 그런 청순한 여자와는 같이 있으면 안될 것 같다.
그런 여자에게는 깨끗한 삶을 살아왔고 살아갈 남자가 어울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안다은의 노래가 좋고, 안다은 노래에서 느껴지는 여성이 (여성성?) 좋다.
참고로, 위의 얘기는 진짜 안다은이라는 사람이나 그의 노래와는 관계 없이,
사실 온전히 내 머릿 속의 이미지들에 관한 이야기다.
여하간 예전 같았으면 팬클럽도 찾아보고 편지도 쓰고 그랬을 것도 같은데.
이제는, 그런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그냥 열심히 듣기나 해야지..